아티클

덩치 큰 이케아의 혁신 비결? '미래학'에 있었다

[Review 키플랫폼 2015-연사인터뷰]⑭클라우스 케이슨 코펜하겐미래학연구소장

신아름 | 2015.05.21 06:00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지난 4월 23~24일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올해 키플랫폼에서는 'Back to Zero :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혁신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과 비결들이 발표돼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과 공감을 얻었습니다. 키플랫폼의 핵심 내용을 다시한번 지면으로 보고 싶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주요 연사들의 심층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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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케이슨 코펜하겐미래학연구소장/사진=김창현기자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IKEA)는 10년째 우리와 함께 일하고 있다. 남들이 당장 내일만 보고 달리기 바빴던 2000년대 초반, 이케아는 벌써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게 큰 덩치의 이케아가 빠르고 유연하게 혁신에 성공, 세계 1위의 가구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클라우스 케이슨(Claus Kjeldsen) 코펜하겐미래학연구소장은 혁신을 위한 필수요건으로 '미래학'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미래학은 현 시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사회현상들을 살펴보고, 향후 10~15년 이내의 비교적 가까운 미래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예측하는 학문이다. 우리에겐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로 유명한 롤프 옌센이 소장을 지낸 바 있는 코펜하겐미래학연구소는 미래학의 요람으로 꼽히는 미국의 랜드연구소에 견줄 만큼 미래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23일과 24일 양일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 연사로 참석한 케이슨 소장을 만나 미래학과 혁신의 상호작용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케이슨 소장과의 일문일답.

-미래학의 핵심 개념은 무엇인가.
▶단정짓지 않는다는 것이다. 큰 틀의 방향을 짚어보자는 의미가 강한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일방향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따라서 미래를 예측할 때도 여러 가지 버전으로 케이스를 만든다.

-미래를 예측하는 특별한 기준이나 방법이 있나.
▶매우 방대하고 다양한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섞는다. 이를 위해 다양한 조사, 연구, 실험을 진행하고 여러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한다. 정치적인 요소까지도 한데 넣는다. 아울러 현재 진행되는 변화들을 살펴 패턴을 분석한다. 지금 나타나는 현상 중엔 과거에는 미처 예측하지 못한 것도 있다. 불확실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여러 가지로 만드는 것이다. 트렌드, 수치, 행동,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큰 흐름의 방향성을 제시하게 된다.

-미래를 제대로 맞이하기 위해 기업들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하나.
▶혁신을 준비하고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업들은 (혁신을) 망설인다. 그만큼 혁신이 쉽지 않은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책을 마련해놓는 것은 결국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이라면 여기에 실수,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추가돼야 할 것이다.

-사내에 미래예측 전담부서라도 둬야하나.
▶필수적인 건 아니다. 당장 경제적인 부담이 염려된다면 전문기관과 함께 일하는 것도 방법이다. 연구소든, 컨설팅업체든 협업을 하는 것이다. 우리 연구소의 경우 다양한 나라와 산업군에 속한 클라이언트와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정부기관에서부터 비정부기구(NGO), 국제연합(UN)과 같은 국제기구, 에너지관련 기관, 민간기업 등 다양하다. 이케아도 우리 고객이다. 자세한 내용은 기밀이라 말하기 곤란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덩치 큰 이케아가 혁신할 수 있었던 배경엔 이처럼 미래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해왔던 노력이 있었다는 점이다.

-미래를 주도할 산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대답하기 힘들다. 다만 변화에 대한 열망이 있는 기업, 빨리 변화할 수 있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더 이상 한 기업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열린 자세로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고 '밸류 네트워크'(가치 있는 관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