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Review 2015 키플랫폼-연사인터뷰]⑬제니 강 시만텍 국제부 이사

강기준 | 2015.05.20 06:00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지난 4월 23~24일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올해 키플랫폼에서는 'Back to Zero :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혁신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과 비결들이 발표돼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과 공감을 얻었습니다. 키플랫폼의 핵심 내용을 다시한번 지면으로 보고 싶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주요 연사들의 심층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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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강 시만텍 국제부 이사 /사진=강기준 기자

"혁신에 성공하려면 실패를 부끄러워해선 안 된다“

지난달 23일~24일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 참가한 시만텍 제니 강 국제부 이사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시만텍의 혁신 문화로 자리 잡은 ‘민첩 방법론(Agile Methodology)의 핵심 가치로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꼽았다.

빠르게 제품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실패를 겪게 되는 일이 많은데 이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만텍은 세계적인 정보보안 및 데이터베이스 관리 회사이다. 제니 강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민첩 방법론은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2~3주 간격으로 고객에게 먼저 보여주고 반응을 반영해 수정을 거듭해 제품을 완성하는 방법을 뜻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신제품이 나올 때까지 1~2년 정도의 기획과 개발 단계를 거치는 '폭포 방법론(Waterfall Methodology)‘을 사용한다. 시만텍의 강 이사는 “요즘은 트렌드가 매우 빠르게 바뀐다”며 “예전처럼 1년 전에 기획하고 개발한 제품은 더 이상 신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하면 실패의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걸쳐 개발한 제품이 실패할 경우 기업이 부담해야할 비용은 초기에 문제점을 발견했을 때보다 약 50배나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한 가지 예를 들었다. 몇 년 전 한 기업의 CEO가 시만텍에 회사에 설치된 모든 기기들에 어떤 보안상 문제점이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했다. 당시 굉장히 큰 고객이었기 때문에 계약을 바로 성사시키는 것이 회사에 중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계약을 맺고 바로 큰 돈을 투자하는 것보다 시만텍과 고객이 원하는 방향이 같은 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일주일동안 먼저 데모 제품을 개발해 공개했다. 고객은 크게 만족했고 그 이후 계약을 맺고 ‘민첩 방법론’에 따라 일을 진행했다.

강 이사는 이런 ‘민첩 방법론’을 기업들이 시도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강 이사는 “민첩 방법론의 기본은 상호보완하면서 성공하는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제품을 선보였을 때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거나 회사 내에서 의견을 냈을 때 부정적인 의견을 받을 수도 있다. 한국은 다른 사람에 대해 판단하고 비판하는 경우가 많아서 실패를 부끄러운 것으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실패는 오히려 회사 전체적으로 생산적인 것이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실패가 회사에 성공적으로 작용했던 사례를 들려주었다. 어도비(Adobe)에서는 직원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CEO와 경영진 앞에서 보고를 할 기회를 준다. 여기서 최종 승인을 받으면 자금 지원과 실제 제품 개발로 이어진다. 몇 년 전 한 직원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CEO 앞에서 발표를 했다. 그런데 그는 그 자리에서 ‘내 아이디어는 실패작’이라고 깜짝 발언을 했다. 고객 의견을 들어보니 상품화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얘기였다. 그러자 임원진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자신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기회일 수도 있는데 실패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 있게 발표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