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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페이 예의주시...은행에 위협되는 동시에 영감 줘"

[Review 2015 키플랫폼-연사인터뷰]⑨예스퍼 닐슨 단스크은행 수석부사장 "핀테크, 대출·투자로 확대"

권다희 | 2015.05.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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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퍼 닐슨 단스크 은행 수석부사장 및 사업개발부 부장은/사진=권다희 기자
"삼성·애플페이는 은행의 경쟁자가 될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금융업에 위협인 동시에, 금융이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한 영감을 줍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금융 규제 강화와 저금리·저성장이란 새로운 환경은 전 세계 금융업계에 '위기'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은 유럽 은행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덴마크 단스크은행의 예스퍼 닐슨 수석부사장 및 사업개발부 부장은 덴마크의 국민앱으로 불리는 '모바일페이'(MobilePay)의 출시를 주도해 위기 돌파에 나섰다. 모바일페이는 덴마크 전체 인구의 32%인 16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모바일결제서비스로, 간편한 송금 서비스가 특징이다.

지난달 23~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에 참석한 그에게 금융업의 미래와 핀테크(금융+기술) 전망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전세계적으로 저금리·저성장이 장기화하며 금융업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높다. 금융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금리가 다시 오른다면 가장 좋겠지만(웃음), 저금리·저성장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아울러 금융의 핵심업무가 아닌 디지털화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현재 금융업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결국 금융도 사업모델을 이런(디지털화) 흐름들과 연결해야 하며, (기존 금융업의 것으로 여겨졌던 경계와) 인접한 수익 창출원을 키우고 새로운 고객 층을 찾아야 한다.

-금융업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관련해 최근 한국 금융권에서도 핀테크가 화두다. 핀테크가 기존 금융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금융과 기술의 통합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화폐(cryptocurrency)는 기술과 금융이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예다. 지금은 암호화화폐가 은행업에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앞으로 은행들이 투자해야 할 분야가 될 것이다. 넓게 보면 (모바일 차량 예약 이용 서비스) 우버도 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술 간 융합이 금융업에 도전이 될 것이다.

-유럽의 핀테크 현황은? 또 앞으로 핀테크 영역이 어디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대부분의 핀테크 관련 혁신은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했지만 유럽에서도 같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핀테크 모델들이 나오고 있다. 유럽 은행들의 핀테크 투자도 많다. 특히 지급결제 산업에서 그렇다. 모바일 페이도 대표적인 예다. 또 지금까지 핀테크는 결제 시장 위주였지만 앞으로는 대출과 투자 시장에도 매우 저렴한 온라인 플랫폼을 무기로 삼은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진출할 것이다.

-삼성페이, 애플페이가 등장하는 등 IT 업체들도 지급결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IT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이 기존 금융업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삼성, 애플페이를) 매우 예의주시 하고 있다. 이들은 어느 시점에 은행의 경쟁자가 될 것이다. 구글, 애플 등 IT 업체들이 막강한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금융업에 진입해 기존 은행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에게 위협인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뭘 해야 할지를 찾는데 있어 영감을 주기도 한다. IT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이 주는 메시지는 가격으로만 경쟁하기 보다 강력하고 독창적인 소비자 인터페이스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