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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학생들 똑똑한데 질문하지 않아요"

[Review 2015 키플랫폼-연사인터뷰]⑩한스 아돌프손 스톡홀름대 교수 등 3인

방윤영 강기준 | 2015.05.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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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피터 비아반드 린셰핑대학교 교수, 한스 아돌프손 스톡홀름대학교 교수, 빅토르 오월 룬드대학교 교수/사진=방윤영 기자
"스웨덴 한국 유학생들은 똑똑하지만 질문하지 않습니다. 창의적 인재의 핵심은 질문하는 능력에 있는데 말이죠."

지난달 23일~24일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 참가한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의 한스 아돌프손 교수와 린셰핑대학교 피터 비아반드 교수, 룬드대학교 빅토르 오월 교수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교육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스웨덴에서는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대신 질문하게 만든다. 비아반드 교수는 "질문한다는 것은 스스로 생각할 줄 안다는 의미"라며 "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면 학생이 혁신적으로 생각할 기회를 뺏게 된다"고 말했다.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교육 방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팀 단위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나 총장 선출 등 학교 의사결정에 모든 학생의 참여를 유도하는 활동을 진행하는 것도 창의적 교육의 일환이다. 대표적으로 학생과 지역, 기업이 협업하는 데몰라(Demola·체험) 프로젝트가 있다.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로 팀을 구성한 뒤 지역사회와 기업이 모여 공동의 과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프로젝트다. 현재 6개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60여개 대학에서 20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아돌프손 교수는 "스웨덴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다양한 의사결정 사안에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만든다"며 "창의적인 생각은 의사결정하는 능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평가 방식도 다르다. 질문에 특정한 정답을 구하는 방식이 아니다. 프로젝트 수업일 경우 시험을 따로 치르지 않고 리포트를 제출한다. 리포트 평가도 성공적인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배웠는지가 채점 기준이다. 각 학생들의 참여도를 파악하기 위해 1대1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오월 교수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의적 교육을 위해 교수들의 역할도 강조된다. 스톡홀름대에서 운영하는 노티스(NOTIS)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교수가 인턴 생활을 통해 기업을 체험하고 기업과 협업하는 내용이다.

아돌프손 교수는 "대다수 교수들은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학교에만 머무는데 기업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스웨덴은 교수가 기업 인턴십에 참여하거나 현직 기업가들을 초청해 강의를 하게 하는 등 일명 '모빌리티'(Mobility)를 중요시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스톡홀름대 교수와 연구진 750여명이 기업 80여곳에서 인턴활동을 했다.

교육의 질을 위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노력도 기울인다. 학기말 학생들로부터 받은 설문조사를 토대로 교재나 수업방식을 개선해나가는 것이다. 비아반드 교수는 "아주 극단적인 예로 교수를 바꿀 수도 있다"며 "학생들의 영향력이 굉장히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학생을 고객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 교육이 바뀌려면 성공사례를 찾고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돌프손 교수는 "스웨덴의 경우 각 대학교 총장들이 6개월에 한 번씩 만나 서로의 교육 방식에 대해 공부한다"며 "한국 교육도 변화를 원한다면 성공사례가 있는 학교에 찾아가 직접 경험하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