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혁신하고 싶다면 '고객'에게 집중하라

[Review 2015 키플랫폼-연사 인터뷰]⑧딘 시바라 SAP 전략부사장

신아름 | 2015.05.13 06:00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지난 4월 23~24일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올해 키플랫폼에서는 'Back to Zero :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혁신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과 비결들이 발표돼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과 공감을 얻었습니다. 키플랫폼의 핵심 내용을 다시한번 지면으로 보고 싶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주요 연사들의 심층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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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시바라 SAP 전략부사장/사진=김창현기자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을 잡고 싶다면 고객에게서 답을 찾는 정공법을 택하라."

딘 시바라(Dean Sivara) SAP 전략부사장은 SAP의 혁신 툴(Tool)로 자리잡은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의 핵심가치로 고객에게 집중하는 '고객중심주의'를 꼽았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선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듯, 더 많은 고객들에 좋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길 원한다면 고객에게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디자인 싱킹은 5~10명의 소규모로 짜여진 한 팀이 고객들의 일상을 관찰하면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 해법을 찾는 사고 방식 및 그 과정을 뜻한다.

1972년 다섯 명의 IBM 출신 엔지니어들이 독일에서 만든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SAP이 오늘날 임직원 7만4000여명, 매출 176억 유로(약 21조원)를 올리는 유럽 최대의 IT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늘 회자되는 것이 바로 디자인 싱킹이다.

디자인 싱킹의 기본 원리는 단순하다. 판매자의 입장에서 팔고 싶은 것이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사고 싶은 제품을 만들어야 잘 팔린다는 본질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이 원리를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큰 차이를 낳았다.

시바라 부사장은 "기술이 발전해나감에 따라 소비자들은 새로운 것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변화의 속도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용 핸드백을 예로 들었다. 과거 디자이너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남성들이 디자인한 기존의 백들은 검정색과 갈색 일색이었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인 여성들은 핑크색, 노랑색, 큰 것, 작은 것 등 아주 다양한 옵션을 원했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발생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과 직접 긴밀하게 소통함으로써 그들의 진짜 욕구를 찾아내는 신개념의 혁신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시바라 부사장은 혁신이 지속성을 가질 때 더 큰 힘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혁신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과정에서 반복해서 되풀이될 때 시너지를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SAP에서는 '인트라프레너십'(Intrapreneurship) 제도를 운영하며 임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인트라프레너십이란 기업 안의 또 다른 기업가라는 뜻이다. 일명 '닷컴' 열풍이 불었던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국내 일부 기업들도 도입해 활용해왔다가 닷컴버블 붕괴와 함께 시들해진 '소사장제도'와 흡사한 개념이다.

시바라 부사장은 혁신을 원하는 국내 기업들에 세 가지를 조언했다. △3년 이상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운용하는 머니 펀딩 △제대로 된 소비자 타깃팅과 접근을 위한 디자인 싱킹 △실패를 용인해주는 사회 분위기와 시스템 구축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이 세 가지 사항이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어렸을 때부터 창의력을 개발하고 길러주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혁신은 창조에서 나오고 창조는 활동에서 나온다. 암기식 이론 교육 위주가 아닌 자유롭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팀 활동이나 방과 후 활동을 보다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