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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위한 혁신을 하지마라”

[Review 2015 키플랫폼-연사인터뷰]⑦빈 다이 앱애니 중국지사장

강기준 | 2015.05.12 06:00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지난 4월 23~24일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올해 키플랫폼에서는 'Back to Zero :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혁신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과 비결들이 발표돼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과 공감을 얻었습니다. 키플랫폼의 핵심 내용을 다시한번 지면으로 보고 싶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주요 연사들의 심층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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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다이 앱애니 중국지사장 /사진=강기준 기자

“전 세계가 실리콘밸리의 성공을 보며 혁신을 좇고 있다. 하지만 리더가 명령한다고 혁신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지난달 23일~24일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강연한 빈 다이 앱애니 중국지사장은 한국 기업들을 향해 이 같이 충고했다. 특히 "상명하달 식 소통에 익숙한 한국 기업들이 혁신을 위한 혁신에 매몰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앱애니는 세계적인 모바일 앱 통계분석 업체이다.


-혁신을 위한 혁신을 하지 말라는 것이 무슨 뜻인가?
▶ ‘혁신’이라는 단어에 매몰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리더가 명령을 내리면 팀원들이 따르는 구조이다. 리더가 어느 날 혁신을 하고 싶으니 찾아오라고 시킨다고 팀원이 나가서 혁신을 들고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먼저 회사와 당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평소와는 다른 방법으로 하나씩 목표에 도달하도록 시도해 보는 것이다. 혁신은 ‘목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앱애니는 어떻게 ‘과정’에 초점을 맞췄나?
▶앱애니의 탄생 과정부터 다른 접근방법이었다. 2009~2010년쯤 앱스토어 초창기 시절 수많은 앱 개발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다들 앱 개발에 몰두했고, 자신의 앱이 구글이나 애플에서는 어떤 순위를 차지하는지 관심을 쏟았다. 하지만 우리는 개발자들이 원하는 국가별 랭킹이나 앱 다운로드 수익 등 자세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아무도 해보지 않은 영역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사용자들이 앱을 언제 얼마나 쓰는지, 사용자들의 인구적 특성 등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하여 제공하고 있다.

-혁신을 위해 또 갖춰야할 점이 있다면?
▶사용자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은 흔히 새 기술이 곧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애플이 이제껏 혁신적이라 불린 이유는 새 기술 때문이 아니다. 사용자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적시에 제공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매일 필요하지 않는다면 외면당할 것이다. 기술 중점적 사고에서 고객 중점적 사고를 먼저 해라.

-한국의 앱개발 회사들이 성공하기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현재 미국, 일본, 중국, 그리고 한국 순으로 앱 시장 규모를 이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 시장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클래시오브클랜, 붐비치, 캔디크러쉬 같은 앱들은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그 다음 다른 나라로 인기가 전파됐다. 하지만 한국, 일본, 중국은 자국만의 문화가 크게 작용한다. 미국처럼 오픈마켓이 아니다. 따라서 한국 회사들은 어디를 타깃으로 할 것인지 먼저 목표를 세워야 한다. 국내에서만 쓰일 앱인지, 다른 국가에서도 쓰일 앱인지 말이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만이 혁신이라 생각하지 말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길 원하고 필요해 하는 것. 그리고 기존에 있는 앱이어도 어떻게 편리성을 증대시킬지를 고민하고 거기서 차이를 만들어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