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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혁신경제 진입..새로운 성장 동력 찾아야 할 때"

[Review 2015 키플랫폼-연사인터뷰]②리처드 대셔 스탠포드대 교수 "韓 경제 글로벌화 단계 지나"

권다희 | 2015.05.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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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대셔 스탠포드 대학 교수/사진=권다희 기자
"한국은 지난 20년간 세계적인 선도 기업들을 만드는 데 있어 믿을 수 없는 성공을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이제 막 혁신경제에 진입했고, 성장을 위한 새로운 자원을 찾아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리처드 대셔 스탠포드 대학 교수는 스탠포드 공과대학 산하 US ATMC(미국-아시아 테크놀로지 매니지먼트센터 센터)를 창립해 지난 20년 간 한국·일본·동남아 등 아시아 기업들에 자문과 투자를 해 왔다. 그는 지금도 이 센터의 소장을 맡아 아시아 기업과 실리콘밸리의 협업을 촉진하는 일을 맡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깊은 조예는 그가 지난 23~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에 참석해 '한국'과 '혁신'을 아우르는 인사이트를 나눠줄 수 있었던 배경이다. 다음은 대셔 교수와의 일문일답.

-한국 경제가 혁신 경제에 진입했다고 하셨다. 혁신 경제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 경제인가.
▶혁신경제는 경제 발전단계에서 산업화·도시화, 글로벌화를 지난 뒤의 세번째 단계다. 미국은 40년전, 일본은 20년 전 혁신경제에 들어섰고, 한국은 혁신 경제의 아주 초기 단계다. 글로벌화 단계의 국가들에선 일부 기업들이 안정적이고 좋은 제품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선도 기업으로 자란다. 하지만 이 단계의 자녀세대들은 부모와 다르게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아 창조적인 일들을 더 잘 다루고 원하게 된다. 그리고 혁신경제에서 기회는 이전 처럼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아닌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에서 온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 기업들에 자문과 투자를 해오셨다. 한국 기업들을 평가한다면.
▶한국은 지난 20년간 세계적인 선도 기업들을 성장시키는 데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성공을 이뤄냈다. 미국, 유럽에서 남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삼성, LG, 현대 등 한국 기업들의 제품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제 많은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자원을 찾아야 한다. 어떤 제조 과정이 표준화되면 항상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만드는 경쟁이 생기는 데다, 신제품에 대한 불확실성도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다. 지금 한국 기업들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이전의 성공은 변화를 어렵게 만든다. 특히 삼성 같은 회사는 스타트업 회사와의 협업을 잘 못한다. 반면 구글 같은 기업들은 스타트업 기업과 상호작용을 매우 잘한다. 구글은 개방적이고 빠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그렇지 못하다. 위험 감수나 의사결정을 통해 새로운 성장 자원을 찾는 게 필요하다.

-그렇다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포함한 클러스터(산업집적지)가 실리콘밸리처럼 지속가능해 지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지속가능한 클러스터를 위해선 사람, 아이디어, 돈 3가지가 필요하다. 한국엔 매우 유능한 인력들,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있고, 시드머니도 있지만 기업들이 기업공개(IPO)에 나서거나 상장할 때까지 지속가능한 클러스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클러스터가 한 업종에만 국한돼선 안되며 컴퓨터, 바이오 등 여러종류가 크로스오버 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가' 뿐 아니라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동안 그 곳에서 일 할 사람들을 키우는 게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