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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없는 청소기' 개발, 시제품만 5127개...혁신은 이런 것

[2015 키플랫폼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제임스 다이슨 사장이 말하는 '도전하는 인재'의 중요성

특별취재팀= 이미영 기자 | 2015.04.17 08:46

편집자주 |  |기업의 숙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다. 불투명한 미래,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성장했다. 그런데 이제 성공을 위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잘하는 것'에서 벗어나 '해야할 것'에 집중해야 한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찾느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탐색'(exploration)이 기존 사업의 '활용'(exploitation)만큼 중요해졌다. 조직 전체의 실행력도 이에 연계, 재정의돼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은 한국기업에 맞는 미래전략과 실행력을 재정의하기 위해 50명의 글로벌 석학들과 50곳의 글로벌 혁신 선도기업 혁신담당자, 인사담당자를 직접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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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없는 선풍기,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를 세상에 처음 선보인 기업. 바로 영국 생활가전업체 다이슨이다. 다이슨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전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충격을 줬다. 더 많은 먼지를 흡입할 수 있도록 '사이클론' 기술을 활용한 청소기도 바로 다이슨의 작품이다. 다이슨은 이 제품이 출시되기 까지 5127개의 시제품을 만들어 업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영국 맘스버리에 위치한 다이슨에는 현재 2000명의 엔지니어가 함께 일하고 있다.

다이슨은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실현해 내면서 최고급 가전제품 업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나 다름없는 가전제품 시장에서 혁신으로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는 다이슨 대표 제임스 다이슨 CEO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다이슨의 '혁신 노하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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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슨은 사이클론 청소기를 개발하기까지 시제품을 5127개를 만들었다. 그만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다이슨만의 조직 문화가 있을 것 같다.
▶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것은 그만큼 많은 돈이 들고, 개발에 대한 반대급부도 불확실하다. 사실 기존에 남들이 했던 대로 하는 것은 훨씬 쉽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하면 새로운 생각을 시험해 볼 수 없다. 내가 먼지없는 청소기를 만든다고 했을때 주변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청소기 안에 들어있는 먼지를 보기 싫어하고 내가 이것을 개발하는 것이 다른 회사의 그 어떤 제품보다 경쟁력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정적인 주변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내 개발에만 몰두했다. 지금 우리 회사의 직원들에게도 이러한 철학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개발하기로 결정하면 우리는 사람들에게 왜 이 새로운 제품이 좋은지 보여주면 된다.

-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훌륭한 인재들이 많아야한다. 인재를 뽑는 다이슨만의 기준은.
▶ '똑똑한' 직원들은 좋다. 그런데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중요하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실제로 가능할 수 있도록 현실성있게 적용할 수 있는 인재다. 또 유능하고 숙련된 엔지니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를 시도해 볼 수 있는 젊은 DNA를 선호한다. 우리회사 엔지니어의 평균 나이가 26세다. 우리가 갓 졸업한 학생들을 채용에 더 비중을 두는 것도 같은 이유다.

- 젊은 '피'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의사소통 구조도 중요할 것 같다.
▶ 서로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개발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보낸다. 그들의 초안을 함께 검토하고 스케치북에 그려진 콘셉트를 직원들과 함께 보면서 의견을 나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보다 정제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고, 상품 개발에서 막혔던 숙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기약없는' 회의는 의미없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제품을 디자인하고 이것을 만들어서 테스트하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 '행동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 '핵심인재'를 장려하기 위한 다이슨만의 비결이 있다면.
▶ 다이슨엔 훌륭한 인재가 많고 이들이 일을 잘 하기 위해선 성과와 보상도 잘 해줘야 한다. 그런데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엔지니어로서의 재능을 키워주는 것이다. 우리는 신입직원에게 입사한 첫날부터 실제로 책임을 부여한 일을 시킨다. 커피나 차를 타면서 시간을 보내게 하지 않는 다는 얘기다. 이건 내가 창업을 할 당시 배운 교훈을 토대로 만든 회사 원칙이다. 내가 처음에 먼지없는 청소기 (DC01)을 개발할 당시, 그때 막 미대를 졸업한 친구 두명과 함께 연구했다. 세명은 창고에 틀어박혀서 하루종일 조립했다 해체하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은 지금도 나와 함께 일한다. 이들은 새로운 것을 발명한다는 것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이러한 열정과 혼을 주기 지금 다이슨 직원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 다이슨이 지속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
▶ 정장에 타이를 메고 있는다고 새로운 전략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매일 우리에게 닥치는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이 삶을 보다 더 건강하고 편리하게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다이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2가지다. 연구개발과 협업이다. 우리는 매주 400만 파운드를 R&D(연구개발)에 투자한다. 영국 최고 대학에 있는 대학생들하고의 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다이슨은 향후 25년 신기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하루 아침에 발명되는 것이 아니라 수십년간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