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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후 미래를 본다 ‘키플랫폼’]에너지세션, 창조경제와 새로운 에너지시대 도래

정진우 | 2013.06.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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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키플랫폼' 에너지세션. 왼쪽부터 정용헌 산업부 장관 에너지 자문과, 제임스 스위니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교수, 제임스 스미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 교수/사진= 최부석 기자
"한국에선 올 여름 정전사태를 걱정할만큼 전력난이 심각합니다. 전기요금만 현실화 시켜도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죠. 결국 저렴한 전기요금이 전력난을 부추기고 있는 셈입니다."(제임스 스위니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교수)

"전기의 수요 탄력성을 감안하면 전기요금 인상이 (전력난을 막는) 중요한 대책이 될 수 있습니다. 국민들이 가격변동에 따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죠."(제임스 스미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 교수)

머니투데이가 창사 14주년을 맞이해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2013 키플랫폼(K.E.Y. PLATFORM)' 에너지세션에서 해외 석학들은 한국의 전력난 해결책에 대해 한목소리로 전기요금 인상을 주문했다. 저렴한 전기요금 탓에 전기수요가 공급을 초과, 결국 전력난을 악화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 전기를 제 값 내고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은 극단적인 전력난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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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키플랫폼' 에너지세션/사진= 최부석 기자
◇창조경제와 새로운 에너지 시대의 도래=


정용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에너지정책 자문관 사회로 3시간30분동안 진행된 이날 에너지 세션에선 세계적인 에너지 전문가들이 참여해 앞으로 도래할 에너지 시장에 대한 주제별 강연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제임스 스위니(James Sweeney)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교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안전성 면에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23기 원자력발전(원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데, 현재 10기가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며 "위험성이 있는 원전보다 선진국처럼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도입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효율(절약)을 강조했다. 에너지 정책만 제대로 정착된다면 적은 비용으로 전력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위니 교수는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순환정전 같은 대책은 위험하다"며 "전국민이 참여하는 캠페인을 통해 장기적으로 에너지절약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일본도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원전 가동을 줄인 채 모든 국민이 나서 연간 전기사용량의 6%를 절약하는 등 위기를 모면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스미스(James L. Smith)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 교수 역시 지금과 같은 화석연료를 이용한 전력생산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셰일가스 혁명이 가져올 미래'란 주제 발표를 통해 기존 석탄을 활용한 전력생산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스미스 교수는 "미국에선 전력생산을 위해 석탄을 많이 써왔는데 셰일가스가 본격 개발되고 나서부턴 가스의 소비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며 "저렴한 가스를 활용해 다양한 산업이 활력을 띄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셰일가스 개발로 가스가격이 2005년에 100만BTU당 10달러였는데 지금은 3~4달러로 가격이 떨어졌다"며 "앞으로 20년간 셰일가스가 가져올 혁명적인 에너지 시장을 잘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셰일가스 개발 전략에 대해 그는 "석탄 화력발전에 의존을 많이 하고 있는 한국도 앞으로 셰일가스 활성화에 따라 가격 변화를 겪을 것"이라며 해외 셰일가스 개발에 나서고 있는 한국석유공사에 기술개발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이들과 함께 강연을 진행한 강동주 한국전기연구원 박사는 "정부에서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해 스마트그리드 정책을 도입했지만, 개별 기업들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었다"며 "한국과 같이 에너지가 부족한 나라에선 '스마트그리드시티'처럼 하나의 도시 형태로 원격 제어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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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스위니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교수/최부석 기자
◇에너지 개발을 위한 유도(柔道) 전략과 미래에너지에 대한 시선들=

곽동원 중국 홍원에너지그룹 고문은 중국의 에너지 정책을 설명하면서 "중국의 자본력과 한국의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를 결합한 창의적인 에너지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전 세계 에너지 자원을 블랙홀처럼 쓸어 담고 있는데다, 아프리카 등을 새로운 식민지로 삼으려고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우려하기보다는 중국의 약점을 공략해 세계 자원개발에 나서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전무는 특히 패키지딜 형식의 원격지 개발과 셰일가스 공동 기술 개발, 중장기 대형 딜 참여 등을 고려하면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막연한 비판과 두려움이 한국에 줄 수 있는 이익은 별로 없다"며 "중국의 막강한 외교력과 풍부한 자금력, 패키지딜 수요,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 등을 우리가 가져올 수 있도록 협력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미국 이지에너지(EZ ENERGY) 이사는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현황과 전망에 대해 "태양에너지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에 있다"며 "이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이 미래를 얻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 기술이 발전할 수록 전기생산 비용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 분야에 새로운 사업도 많이 창출될 것"이라며 "햇빛이 약한 독일이 태양광 사업을 확장하고 기술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