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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미래를 본다 '키플랫폼']'창의적 자본주의' 특강 요약문

최석환 기성훈 | 2013.06.18 17:35

18일 머니투데이가 창사 14주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컨퍼런스 '2013 키플랫폼(K.E.Y. PLATFORM 2013)'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국내 인사로는 유일하게 특강자로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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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창사 14주년 기념 글로벌 컨퍼런스 '2013 키플랫폼(K.E.Y. PLATFORM 2013)'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사진=홍봉진기자
박 시장은 이날 '창의적 자본주의' 세션에 앞서 진행한 '창의적 자본주의 황금알을 낳을 수 있다'는 제목의 특강에서 취임 이후 핵심정책으로 추진해온 '사회투자'와 '공유경제'를 황금알을 낳는 새로운 경제의 대안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박 시장의 특강을 요약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새로운 거대한 전환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1970년대 성장일변도의 사회에서 또 한 단계의 도약을 위한 일종의 전환기에 있다. 그런데 이렇게 세상이 크게 변화하고 이런 와중에 과연 우리의 정치, 사회, 경제가 과연 그걸 따라잡고 있는지 혼란의 시대다.

이 과정에서 정부도, 시민사회도 이런 새로운 경제를 향한 다양한 노력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저는 오래전부터 제 직업을 '소셜 디자이너'라고 명명해왔다. 제가 참여연대나 아름다운가게나 희망제작소도 하나의 사회적기업으로 제가 기업가 정신을 갖고 일궈온 새로운 프로젝트였다.

사실 경제라는 것이 기존의 관념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운동가는 기업가가 정말 안 되나요?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름다운 가게를 하면서 일 년에 400억 이상 매출을 올리면서 목적인 비영리지만 과정은 누구보다 더 자본가적이었다. 서울시 정부는 기업일 수 없나요, 기업가정신을 갖고 일하면 안 되나? 저는 이런 식의 새로운 융·복합적 실험들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마찬가지로 오늘 제가 말씀드릴 공유도시도 새로운 경제,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사회체제의 변화를 드린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서울은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했다.

승용차를 놔눠쓰는 '나눔카'의 회원은 이미 8만명이다. 옷 하나를 가지고 장롱 속에 넣어놓는 게 아니라 돌려가며 입을 수 있는 사업이 '열린 옷장'이다. 두 사업 모두 작은 발상이지만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것들이다.

특히 서울은 사실 굉장히 콤팩트하게 발전한 도시다. 개발할 땅이 없으니 나누고 재생할 수밖에 없다. 공유가 절박한 상황에 이른 도시로 공유경제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기존의 구조에서 일자리 찾는 것은 경쟁일 뿐이고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야 창조가 가능하다.,

특히 그동안 한국사회는 굉장히 가난하고 예측할 수 없는 사회 속에 살아왔기 때문에 자기가 모든 것을 독점, 소유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은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게 증명되고 있다. 의류 폐기물, 집집마다의 가전제품 등을 절약하고 공유하면 대한민국은 훨씬 다른 새로운 곳에 투자해서 새로운 경제를 일으킬 여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가 갖고 있는 정보소통센터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는 서울시가 작성한 수많은 문서, 데이터베이스가 있었는데 공개하지 않았다. 지금은 서울시가 갖고 있는 정보는 거의 자동적으로 내 놓고 있다. 2014년까지 시 정보의 35%를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정보공개로 약 2조 1000억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삶의 공유도 필요하다. 마을공동체는 우리가 가진 많은 지혜를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우리나라같이 공동체가 무너진 나라가 없다. 앞 뒤 집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공동체가 사라진 것이다. 우리가 100년 전, 50년 전 제가 사는 마을엔 아무리 가난해도 굶어죽거나 한 대서 자는 사람 없었다. 앞으로 많은 것이 복원될 것이라 생각한다.

공유 경제와 함께 사회적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면 우리는 아직 통계조차 제대로 안 돼 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프랑스 중앙정부의 사회연대경제장관이 있습니다. 사회적경제 규모가 파리 경제의 전체GDP의 20% 정도 된다고 하니까 대단하다.

우리 사회가 글로벌 기업이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양극화나 수많은 사회문제 나타나고 있다. 그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 솔루션이 사회적경제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경제는 경쟁이 아니라 협동이란 것으로 사회적 문제를 풀어낸다. 해외는 사회적투자가 굉장히 활성화 돼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의 사회성과연계채권이 하나의 예다. 범죄로 인한 사회비용이 투자로 되는 것이다. 범죄자들의 재범율 감소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이제 시작이다. 서로 협력해야 하는 영역이 많은데 문제는 인프라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경제를 지탱해 줄 공유인프라가 한국은 거의 없다. 서울시가 1000억원의 사회투자기금을 만든 이유도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