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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혁신 첫걸음…규제로부터의 자유"

[2017 키플랫폼]<인터뷰>실베인 부용 유럽정책연구센터(CEPS) 선임 연구원

배영윤 | 2017.06.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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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베인 부용 유럽정책연구센터(CEPS) 선임 연구원이 4월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컨퍼런스 '2017 키플랫폼 MTN 특별좌담-트럼프 시대 글로벌 경제전망과 각국의 대응'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ICT(정보통신기술) 발달로 디지털 경제 시대가 펼쳐졌다. 최소한의 비용과 시간으로 간편하게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됐다. 상점에 가지 않고 물건을 사고팔고, 은행 방문 없이도 돈을 보내거나 빌릴 수 있다.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혁신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K.E.Y. PLATFORM 2017)에 연사로 참여한 실베인 부용 CEPS(Centre for European Policy Studies, 유럽정책연구센터) 선임 연구원을 만나 불확실한 시장 환경과 미래 금융 혁신에 관해 얘기 나눴다. 다음은 실베인 부용과의 일문일답.

-CEPS는 어떤 곳인가. 유럽 경제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CEPS는 벨기에 브뤼셀 기반의 싱크탱크다. 유럽 싱크탱크 중 상위 5위 안에 드는 곳이다. 유럽 내에는 수많은 규제기관, 산업체, 소비자 협회 등 다양한 형태의 기관 및 단체가 있다. 이들 저마다 각각의 의제를 갖고 있는데 우리는 이 다양한 의제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작업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리서치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등 컨설팅 업무도 한다.

-디지털 경제 시대가 도래했다. 금융 시장은 어떻게 변했나.
▶디지털 전환의 진원지는 소매 금융이었다. 이를 통해 핀테크도 발전할 수 있었다. 핀테크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약 6배 증가했다. 지난해 말에는 신생 핀테크 기업 절반이 소매 금융 업무를 수행했다. P2P(Peer to peer) 대출이나 클라우드 펀딩 등도 아직 시장 규모는 작지만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이를 위한 균형 잡힌 정책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균형 잡힌 금융 정책의 의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지금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혁신을 위해서는 규제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가 필요하다. 금융 시장에는 다양한 참여자들이 있다. 거대 은행, 핀테크 기업, 스타트업 등이 있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잠재적 참여자들도 있다. 규모나 형태는 다르지만 누구나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균형 잡힌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규제에 대한 조화로운 규칙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거나 새로운 프로세스를 개발하려 할 때 기존의 제도나 법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생태계 안에서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신사업에 대해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도록 완화한 후 효과가 검증되면 이를 지속할 수 있는 조화로운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혁신은 글로벌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규제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금융 혁신을 위한 디지털 전환의 성공 여부는 강력한 원격 인증 프로세스 개발에 달려있다. 국가 내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와 국가 간, 이해 당사자 간 디지털 인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개인 정보 공개에 대한 새로운 정책 모델이 필요하다. 또한 사용자 식별을 위한 국제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제3자 확인에 대한 차별 철폐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KYC 프로세스(Know your process, 고객 확인 절차)를 위한 체계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

-유럽은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올해 전망은.
▶현재 유럽 내에는 해결되지 않은 다양한 위험 요소들이 존재한다. 브렉시트 문제와 유럽 내 각 국가별 선거, 난민·이민 문제, 유로화 가치 등 여러 이슈들이 있고 이는 정치·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U는 복잡한 조직이라 때때로 큰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유럽 전반에 걸쳐 반(反)EU 감정이 적지 않게 확산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과의 관계 역시 불안 요소 중 하나다. 이처럼 수많은 위기들이 있지만 이는 기회로 전환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