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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가 준 선물...'지속가능 금융'

[2017 키플랫폼: 리마스터링 코리아][인터뷰]얀 라에스 ABN ARMO은행 소석고문

강기준 | 2017.06.0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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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라에스 ABN AMRO 은행 수석 고문. /사진=이동훈 기자.
"2008년 금융위기는 전세계에 고통을 안겨줬지만, 유럽은 '지속가능 금융'이라는 선물을 얻었습니다."

지속가능 금융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유럽이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처절한 반성을 거듭한 끝에 탄생했다. 이전까지 은행은 단순히 돈을 빌려주고 받는데만 관심이 있었고, 주주들의 이익을 신경쓰다 보니 1년 짜리 단기 성과에만 치중했다. 이러한 점이 문제를 키워 왔던 것이다.

머니투데이는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 연사로 참여한 얀 라에스 네덜란드 ABN AMRO 은행 수석고문을 만나 지속 가능 금융에 대해 들어봤다. 라에스 수석고문은 지속 가능성 및 투명성에 관한 기업 전략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속가능 금융이란 무엇인가?
▶지속가능 금융은 총체적인 시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다. 은행이 기업에게 대출을 해줄 때 단순히 해당기업이 지난 10년간 해온 것을 보고 돈을 빌려주는데 그치지 않는다. 지속가능 금융 개념에서는 기업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의 미래성, 근로자, 고객들까지 본다. 그리고 우리가 더 큰 그림을 그려주고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미래를 보고 투자하면 그만큼 기대되는 이익을 측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
▶맞다. 지속가능 금융은 그래서 재무상 나타나는 숫자보다 그렇지 않은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
예를들어 동물의 배설물을 활용한 바이오연료 사업이 있다면, 우리는 전체 벨류체인(가치사슬)을 측정한다. 먼저 가축을 키우는 농장이 필요하고, 농부가 필요하다. 배설물을 연료로 바꾸는 가스회사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농부를 만나 바이오연료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그가 받아들이겠다고 결정하면 대출을 해준다. 또 연료를 만드는 회사는 다시 일반 소비자에게 에너지를 판매할 수 있도록 대출을 해준다. 이렇게 하나의 벨류체인을 놓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익을 얻는 방향으로 가는것이다.

-핀테크 등 디지털경제에는 어떻게 대처하는가?
▶우리 은행의 목표는 100% 디지털 은행화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기능을 수행 가능할 수 있게 준비하는 건 다른 은행들과 다르지 않다.
다만 이는 기술적인 부분이지 목표점이 될 순 없다는 것이다. 결국 미래 금융산업에서도 '사람'이 핵심이다. 고객의 데이터를 놓고 얘기하는게 아니라 직접 대화하고, 그가 속한 회사, 산업 환경 등 전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그들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도 지속가능 금융을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국은 이미 핀테크 등 디지털화에 앞서 있어 매우 좋은 자산을 가진 국가라고 생각한다. 또한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수준도 매우 높다.
기술적인 혁신보다는 그 이후인 사회적 혁신을 고민하고 움직여야 한다. 고객들을 분석해 집중그룹을 만들어야 한다. 이 그룹을 놓고 직접 만나보며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지 생각해야 한다. 수백만의 고객을 알게되면 그것만으로도 힘이 생기고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