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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도 농촌에 할머니뿐…스마트파밍으로 해결"

[2017 키플랫폼 팬더모니엄 2020: 리마스터링 코리안 헤리티지] <인터뷰> 피터 블록 바헤닝언 연구소 스마트파밍 프로젝트 매니저

하세린 | 2017.05.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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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블록 바헤닝언 연구소 Smart Farming 프로젝트 매니저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 플러그인 & 토크-디지털 경제의 심화 : 하이퍼 커넥티드 라이프 & 솔루션'에서 '스마트 파밍(Smart Farming) 기술을 통해 농업의 미래를 위한 기반 구축'을 발표하고 있다.
'풍차와 튤립'의 나라로 알려진 네덜란드는 세계 2위의 농업 수출국이다. 대표적인 선진농업국으로 '스마트파밍'(smart farming) 분야도 선도하고 있다.

스마트파밍은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시킨 것으로, 보다 효율적인 자원 사용으로 기존 농업방식보다 더 높은 생산성과 지속 가능성이 특징이다.

농업은 네덜란드 경제의 약 10%를 차지하는 하는 주요 산업이다. 이에 따라 농업분야 인력 양성을 전문으로 하는 학교도 많다. 이 가운데 네덜란드의 농업산업을 이끄는 바헤닝언대학은 매년 전세계 농업대학 평가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명문대다.

지난달 27~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K.E.Y. PLATFORM 2017)에 연사로 참여한 피터 블록 바헤닝언 연구소 스마트파밍 프로젝트 매니저를 만나 네덜란드의 스마트파밍 현황에 대해 물었다.

-네덜란드에서 스마트파밍이 발전한 이유는?
▶네덜란드에서는 오래 전부터 정밀농업(비료와 농약 사용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농작업의 효율을 향상시켜 수지를 최적화하는 것)이 발전해왔다. 네덜란드는 전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고 농지가 귀하다. 농부들이 제한된 농지로 생산량을 높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생상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농업기술, 스마트파밍에 관심이 많다.

-바헤닝언 연구소에서는 어떤 스마트파밍을 하는가.
▶예를 들어 최근 여러 네덜란드 농기업들과 함께 식물 사이에 있는 잡초를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가끔 잡초가 두 식물 사이에 나기도 하는데 현재까지는 '식물-잡초-식물'을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 우리는 카메라와 센서 시스템을 통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인간이 직접 잡초를 베지 않아도 되고 독한 잡초제거제를 쓰지 않아도 된다.

-가장 집중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스마트 수확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슈퍼마켓에 가면 사람들은 일정한 크기와 모양의 채소를 원하는데, 밭에서 상품성이 가장 좋은 크기의 작물을 자동으로 식별해서 자동으로 수확하는 기계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방식이 기계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성격이 다른 문제다. 지금 네덜란드에서는 농업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밭에서 직접 딸기를 따고 브로콜리를 딸 사람이 없다. 노인들이 밭에서 엎드려 수확을 하다보면 허리디스크 등 건강 문제도 발생한다.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인가.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은 항상 필요하다. 약 15년 전에 자동으로 소젖을 짤 수 있는 기계가 개발됐지만 소들의 건강상태를 살피는 일 등은 여전히 농부가 해야 한다. 기계는 많은 지루한 일을 대신하고 있지만 사람이 여전히 씨앗도 사야 하고, 물을 언제 줘야 하는지도 결정해야 한다. 작물을 시장에 내다파는 것도 사람의 몫이다.

-연구소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모든 프로젝트는 민관 협력으로 진행된다. 기업이 10만유로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면 정부가 추가로 10만유로를 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언제나 기업이 먼저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추가투자를 할 수 있다. 그래서 항상 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우리의 역할은 문제를 가져오면 연구를 통해 그에 맞는 해결책을 만들어 시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특허권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로열티를 받기도 한다. 유럽연합 국가와의 합작 프로젝트를 할 때는 유럽연합으로부터 투자를 받는다.

-스마트파밍 비용이 상당할 것 같은데 농부들이 감당할 수 있나.
▶투자라고 본다. 결국에는 모든 농부들이 스마트 파밍 기술을 사용할 것이다. 네덜란드 농업은 이미 기계화되고 있다. 또 네덜란드에는 특정 기술이 비료 사용이나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줄이면 보조금을 지원해야 하는 제도도 있다.

-한국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고 들었다.
▶전주에 있는 농촌진흥원과의 파트너십이다. 산지 과수원에서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잡초를 제거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3년짜리 파트너십인데 앞으로는 과수를 자동으로 수확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소프트웨어와 센서 개발, 여러 기술을 조합하는 역할을 우리가 한다. 한국 측은 한국 지형에 맞는 하드웨어 디자인 설계를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