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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온라인 쇼핑이 대세"

[2017 키플랫폼][인터뷰]크리스 카라부키스 헬로퓨처 CEO

실리콘밸리(미국)=조철희 | 2017.05.08 09:35

편집자주 |  북핵발 한반도 리스크, 글로벌 저성장, 4차 산업혁명 확산 등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모두가 대응책을 찾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지난달 27~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K.E.Y. PLATFORM 2017)은 위기를 극복할 해법을 모색해 제시했습니다. 키플랫폼의 비전과 전략을 함께 고민했던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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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카라부키스 헬로퓨처 CEO. /사진=조철희 기자
"고객들이 이커머스를 선호하고 그쪽으로 몰리는 것을 막기는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비즈니스 컨설팅 기업 헬로퓨처(Hello Future)의 크리스 카라부키스(Chris Kalaboukis)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 미국에서도 온라인 소비가 '대세'라고 진단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판매액은 3949억 달러(약 447조원)로 전년대비 15% 증가했다. 전체 소매 판매액이 2.9% 증가한 것을 크게 웃돈 결과다. 앞서 2015년에도 이커머스는 7.3%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의 세계 최대 대형마트 체인 월마트도 최근 막대한 투자를 통해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유통업 등에 정통한 컨설팅으로 유명한 카라부키스 CEO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유통업체들의 변화를 목격할 수 있다"며 "월마트 등 대형 유통기업들이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등을 실험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카라부키스 CEO를 만나 미국 유통업계의 변화 양상과 AI(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혁신적 대응 과정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현재 미국 유통업계에선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인공지능(AI) 기술이다. 과거 사람들이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열광했다면 지금은 인공지능이 화제다.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챗봇(Chatbot)이다. 챗봇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그리고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이 결합된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많은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유통산업에서도 유용할 것이다.

AI는 인간이 할 일을 대신해 고객과 소통하며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 유통업체들이 고객에 맞춤 데이터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AI에게 소개하고 AI가 고객과 소통하며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다.

AI의 역할은 고객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 월마트나 다른 대형 유통기업들이 지금 이를 실험하는 과정에 있다.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선호도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아마존 에코'가 이미 업계에 퍼져 있다. 아직 활용 기업이 아마존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모든 유통업체들이 자사 챗봇을 들고 나올 것이다.

-유통업체들이 고객 데이터를 확보·활용하는 방식은 무엇인가.

▶기존 고객들의 구매 내역과 같은 데이터를 통해 AI를 활용, 어떤 상품을 추천할지 등을 분석한다. 다른 기업에서 데이터를 사거나 아니면 다른 장소에서 따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할 때도 있다. 월마트는 자사에서 제품을 구입한 적이 없는 고객이라도 홈페이지 방문 횟수 및 체류 시간, 검색 아이템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의 프로파일을 만든다. 홈페이지에 방문할 때부터 고객 데이터가 수집되는 것이다. 아울러 다른 데이터도 함께 수집해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월마트를 홍보할 수 있는지 모색한다.

-AI 기술은 리테일 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 전반에 적용되고 있는가.

▶앞으로 자동화 기술이 유통업체들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다. 소비자가 공급자에게서 자동화 시스템으로 직접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면 유통업체의 중간 역할은 필요 없어질 것이다. 앞으로 유통업체들은 이 같은 변화에 맞서 시장에서 입지를 갖춰야 할 것이다. 미국의 월마트, 타깃, 메이시스 등이 목표로 하는 주요 고객층은 다 다르다. 각 리테일러들은 대표 상품, 주요 고객층, 시장에서의 입지, 고객이 신뢰하는 이미지 등을 고려해 일종의 큐레이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어떻게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가.

▶대부분 실험 연구소를 운영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제품에 모션 센서를 부착해 매장 안에서 고객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사생활 침해가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 센서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고객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소비자들도 받아들일 것이다.

-한국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치열하다.

▶고객들이 이커머스를 선호하고 그쪽으로 몰리는 것을 막기는 이미 너무 늦었다. 지금은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상품을 보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추세인데 이 추세를 막으려 하거나 변화하려 하지 말고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쇼룸 형태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쇼룸에서 제품을 최대한 빠르게 배송해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다. 아마존보다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해 고객 유치에 나서는 것이다. 또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 카페나 스튜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시켜 색다른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다. 유통업체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에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시도를 통해 성장할 수 있겠는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쇼룸 형태로 변화하면 빠른 배송으로 고객을 잃지 않는 것이 매출을 올리는 데 최대 관건이 될 것이다. 고객들에게 빠른 배송이나 상품 세일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 쇼룸에서 고객들이 직접 상품을 체험하고, 그 자리에서 빠른 배송까지 가능하다면 매출도 올라갈 것이다.

-한국에선 온·오프 유통업체들 간 배송 전쟁이 거세다.

▶전통적 오프라인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기업과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빠른 배송이 가능해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공하는,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점과 이커머스의 장점을 결합한다면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다.

-한국은 옴니채널(Omni-Channel) 전략을 펼치는 유통기업들이 많다.

▶가까운 미래에는 보편화 돼 있을 것이다. 먼 미래에는 제품 카테고리 중 작은 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들이 자동시스템으로 구매될 것이다. 필수품이 특히 그럴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우유를 자동 주문·구매할 수 있는 냉장고를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매번 같은 상품을 구입할 경우 데이터가 입력돼 같은 상품을 자동 구매하는 시스템이 보편화 될 것이다. 이커머스 활성화로 오프라인 쇼핑 고객층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유통업들은 오프라인으로 쇼핑하는 고객들에게 특별 대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