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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장 필요없다…'뉴칼라 인재'가 돼라"

[2017 키플랫폼] 이우영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특별강연

정혜윤, 한지연 | 2017.04.2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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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영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 플러그인 & 토크-디지털 경제의 심화'에서 '디지털경제시대 일자리와 교육의 미래(‘New Collar’ 인재의 부상)'을 주제로 특별강연 하고 있다.


"앞으로는 화이트칼라(사무직 근로자), 블루칼라(생산직 근로자)의 일자리가 소멸하고 뉴칼라(New Collar)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이우영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고용시장의 미래를 이렇게 봤다.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K.E.Y. PLATFORM 2017)' 특별강연을 통해서다. 뉴칼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근로자들을 말한다.

◇"미래엔 창의력 갖춘 인재 필요"= 이 이사장은 "이미 우리 주위의 일자리들이 대체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빅데이터, 스마트공장,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서다. 2020년까지 일자리 712만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다보스포럼의 전망도 전했다.

그는 특히 육체노동이나 반복적인 단순 노동이 필요한 일자리의 감소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사람의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 이사장은 앞으로 늘어날 뉴칼라 일자리로 △창의력이 요구되는 업무 △업무 지능화 및 자동화 관련 업무 △휴먼 클라우드 업무 등을 꼽았다. 휴먼 클라우드는 사람이 매개가 되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말한다.

그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를 입히는 창의성이 풍부한 인재가 필요하다"며 "생산 과정이 수평적·수직적으로 통합된 스마트공장의 역량을 넘어선 인재, 새로운 협력생태계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제는 이런 인재를 길러낼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이사장은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크고, 입시가 과열된 나라 중 하나"라며 부족한 창의력 교육을 지적했다.

그는 미래 일자리 변화에 따라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이제 더 이상 4년제 대학 졸업생은 필요 없다"며 "AI(인공지능)과 IT(정보기술)에 대한 실력을 갖춘 실무자를 길러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더 이상 지금같이 학위를 받기 위해, 간판을 내세우기 위해 2년제·4년제 대학을 다닐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대안적 교육 모델로 '피테크'(P-tech) 과정을 소개했다. 피테크는 뉴칼라 인재를 길러내는 IBM과 뉴욕시립대의 IT 전문 통합 교육 과정으로, 고등학교 4년과 전문대학 2년 교육을 통합한 대안학교다.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실무 경험 위주의 교육과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데, IBM 직원이 학생의 1대1 멘토로 활동한다. 그는 "뉴욕 브루클린 빈민가의 다문화 학생들이 다니는 낡고 허름한 학교가 피테크 과정을 통해 6년 만에 탈바꿈했다"며 "학생들이 행복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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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영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 플러그인 & 토크-디지털 경제의 심화'에서 '디지털경제시대 일자리와 교육의 미래(‘New Collar’ 인재의 부상)'을 주제로 특별강연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대비 융합 인재 길러야"= 이 이사장은 "최근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채용 패턴이 바뀌고 있다"며 "명문대 졸업자보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스스로 공부한 사람들의 입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조4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미국 온라인 교육시장 '미네르바스쿨'의 예를 들었다. 미네르바스쿨은 캠퍼스가 없는 온라인학교로 2014년 가을 문을 열었다. 등록금은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4분의 1수준으로 저렴하다. 샌프란시스코 본교에서 6개월 공부하고 모든 과정은 온라인 수업과 현장 프로젝트를 통해 진행된다. 미네르바스쿨의 입학경쟁률은 아이비리그보다 높다. 지난해엔 150명을 뽑는데 6000명 이상이 지원했다.

폴리텍대도 캠퍼스 파괴 실험을 시도 중이다. 이 이사장은 "폴리텍의 35번째 캠퍼스는 운동장이 없는 도심형 캠퍼스"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선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융합 교육이 이뤄진다. 그는 "바이오와 데이터의 융합, 금융과 IT의 융합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을 직업 훈련과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발언을 인용하며 "기업은 시속 100마일의 속도로 달려가고 있고, 정부는 25마일, 공교육은 시속 10마일의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며 "우리 공교육의 속도가 여전히 이렇게 느리게 달려가야 하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전통적 담쟁이 덩굴에 갇힌 대학의 형태를 따라갈 것인지, 미래 교육을 선도해갈 것인지 이젠 결정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