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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弗 데카콘'시대… "확신 갖고 시장을 주도하라"

[2017 키플랫폼]유효상 차의과학대학 융합경영대학원장 특별강연

송학주 최민지 | 2017.04.2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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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상 차의과학대학교 융합경영대학원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에서 '4차산업혁명시대의 성공적 비즈니스모델'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기자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넘어선 초대형 스타트업)'의 시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게 비결이다. 680억달러(약 80조원)의 가치로 평가되는 우버를 비롯, 샤오미(460억달러), 에어비앤비(300억달러) 등이 데카콘의 대표 사례다.

유효상 차의과학대학 융합경영대학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K.E.Y. PLATFORM 2017)'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적 비즈니스 모델'을 주제로 유니콘과 데카콘에 대해 발표했다.

글로벌 유니콘 수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4년 45개에서 올해 초 242개로 5배 이상 급증했다. 현재 유니콘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모두 합치면 8108억달러(931조8984억원)다. 이에 따라 데카콘의 수도 2013년 3개에서 올해 14개로 크게 늘었다.

유니콘 기업이 상장되거나 경영권을 매각해 엑시트한 '엑시콘' 기업 수도 43개나 된다. 대표적으로 자율주행차 충돌방지장치 개발사인 '모빌아이'는 지난 3월 인텔에 153억달러(약 17조3000억원)에 매각돼 엑시콘이 됐다. 모바일 메신저 앱(애플리케이션)인 스냅챗은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시가총액 249억달러(약 28조원)를 기록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모바일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를 손꼽았다. 전세계 72개국 523개 도시에서 한달 이용자가 3000만명 이상인 초대형 스타트업이다.

유 원장은 "우버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나서 정부 규제를 어떻게 피할지, 정부로부터 어떻게 허가를 받을지를 고민했다면 절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확신을 갖고 시장에 진출한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을 활용한 규모의 경제를 창출해 빠르게 시장을 선점한 것이 주효했다"며 "'상호 이익이 되는 거래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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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상 차 의과학대학교 융합경영대학원장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에서 '4차산업혁명시대의 성공적 비즈니스모델'을 발표하고 있다.
유 원장은 산업별 유니콘 분석을 통해 최근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특징도 설명했다. 유 교수가 최근 기업가치 500만 달러 이상 10억 달러 이하 기업 68개를 분석한 결과, △공유경제 플랫폼 13개 △소프트웨어 18개 △하드웨어 1개 △R&D 1개 △서비스 25개 △이마켓 10곳 등으로 집계됐다.

그는 "과거엔 하드웨어나 특출난 기술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이었지만 최근엔 일상에서 사람들의 생활패턴이라든지 편안하게 서비스해 주는 비즈니스 형태가 혁신"이라며 "P2P(개인 간 거래) 금융서비스나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산업이 강세"라고 설명했다.

회비를 내면 화장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방식의 잎시(Ipsy)가 대표적인 예다. 베트남계 미국인 미셸 판은 유튜브의 초기 시절 자신이 제작한 화장법 영상을 사이트에 올려 돈을 벌다 유튜브 영상이 꾸준히 인기를 끌자 독자들의 요청으로 자신이 선택한 화장품을 박스에 넣어 판매했다.

이를 사업으로 확장해 2011년 마이글램(MyGlam)을 창업해 본격적으로 화장품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마이글램은 이듬해 잎시로 이름을 바꿨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수백만명이 넘는 회원에게 매달 화장품을 보내고 있다.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서비스로 유니콘이 된 경우다.

유 원장은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는데 평균 6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혁신적인 기술력이 아니라 생활불편을 해소하는 단순한 아이디어가 유니콘을 태동시켰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유니콘의 4대 키워드로 △4차 산업혁명 △공유경제 플랫폼 △큐레이션(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분류·배포하는 일) △컨시어지(고객의 요구에 맞춰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서비스) 등을 꼽았다.

유 원장은 또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빠른 속도로 모방한 카피캣(Copy cat·모방품)을 성공적인 데카콘의 모델로 꼽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기존 시장의 비즈니스모델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빠르게 모방해 확장시키는 카피캣 모델이 성공 비결이란 것.

그는 "우버를 따라해 2012년 설립한 중국의 디디콰이디도 현재 기업가치가 330억 달러에 달하는 데카콘 반열에 올라섰다"며 "결국 4년 만인 2016년 우버차이나를 합병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에서 유니콘 기업이 증가하는 이유가 카피캣으로 성공한 기업이 많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유니콘 기업은 2014년 11개에서 올해 58개로 5배 이상 증가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관련해 '아이카본엑스'라는 중국 회사가 있는데 1년 만에 유니콘이 됐다"며 "빅데이터를 이용해 건강관리를 하는 업체로, 중국 기업이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한 첫번째 사례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용어설명
▶'유니콘(Unicorn)'=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2013년 여성 벤처 투자자인 에일린 리가 스타트업이 많지만 크게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어 머리에 뿔이 한 개 난 상상 속의 동물 유니콘에 비유해 시작됐다.

▶'데카콘(Decacorn)'= 유니콘 중에서 성장해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를 넘어선 스타트업을 가리킨다. 미국 경제통신사인 블룸버그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본래 머리에 10개의 뿔을 가진 상상 속의 동물을 이른다.

▶'엑시콘(Exicorn)'= 엑시트(Exit)와 유니콘(Unicorn)의 합성어로, 상장이 되거나 M&A(인수합병)를 통해 경영권을 매각해 유니콘에서 빠져 나간 스타트업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