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中, 온난화 문제 헤게모니 가져갈 것"

[인터뷰]히로시 오니시 게이오대 경제학부 교수

도쿄(일본)=김상희 | 2017.02.28 10:13

image
히로시 오니시 게이오대학 경제학부 교수/사진=김상희 기자
"지금까지 미국이 경제적 힘과 가치(인권, 민주주의 등)로 세계의 주도권(헤게모니)를 가졌지만, 온난화 문제에서는 중국이 글로벌 리더가 될 것"

가파른 경제 성장으로 G2로 부상한 중국. 전 세계가 중국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목한다. 중국 내부 문제가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다.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역사적, 경제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한국, 일본은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

머니투데이가 일본이 바라보는 중국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 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중국 전문가 히로시 오니시 게이오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를 만났다. 오니시 교수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진 것 뿐 아니라 앞으로는 환경과 같은 이슈에서도 글로벌 헤게모니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 최우선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중국의 글로벌 입지 강화에 큰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니시 교수는 "친환경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은 이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중국은 이미 유럽을 다 합친 것에 맞먹는 풍력 발전 규모를 지니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 산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친환경 움직임이 계속되는 유럽 등에서는 중국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빠르게 성장해 온 중국이지만 이제는 내수 다지기와 제로성장(경제성장률 1% 미만) 시대에 대비해야 할 때라는 것이 오니시 교수의 생각이다.

오니시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시대 한국, 일본, 중국 모두 수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국은 일본 보다 대외의존도가 높다"며 "예전에는 GDP가 작은 경제 구조였지만, 지금은 작은 경제가 아닌만큼 내수를 중요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금을 점차 올려 국내 수요를 만들어 내수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니시 교수는 '마르크스주의 적정 성장 모델(Marxian Optimal Growth Model)' 등을 이용해 중국이 2033년이면 제로성장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시기가 되면 중국의 1인당 GDP가 일본의 절반 수준이 되며,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 든 만큼 국민소득이 2만달러, 3만달러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오니시 교수는 "경제 성장을 한 모든 나라가 고성장 후 중성장 시대를 거쳐 저성장으로 이어진다"며 "중국 정부가 제로성장에 대비해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로성장이라도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완전 고용을 할 수 있다"며 "무리하게 인위적으로 성장률을 건드리려고 하면 미래에 마이너스 효과가 생길 수 있다"이라고 덧붙엿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