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키플랫폼 뉴스레터] 데본 해리스 어드벤처 CEO 인터뷰

조철희 기자, 한지형 인턴기자 | 2014.08.07 11:13

image
데본 해리스 어드벤처 CEO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한 인터넷용 트레일러(trailer·영화 예고편). 스파이더맨의 어린 모습이 나타나고, 곧바로 시청자가 그의 ‘과거’와 ‘미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마우스를 움직여 ‘미래’를 선택하자, 스파이더맨의 활약상을 보게 된다. 그리고 또 다시 선택의 순간. 시청자는 ‘여자를 구한다’ 혹은 ‘세상을 구한다’를 선택해야 한다. 시청자가 어느 하나를 선택하면 그것에 맞는 영상이 나오다가 티켓 구매 클릭을 유도하는 창으로 넘어가면서 트레일러는 끝난다.

이 트레일러는 미국 스타트업 어드벤처(Adventr)가 샘플로 만든 인터랙티브(interactive·쌍방향) 비디오다. 어드벤처는 인터랙티브 비디오 제작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인터랙티브 비디오 시청 행태에 대한 데이터와 분석연구(analytics) 결과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스파이더맨 인터랙티브 비디오를 예로 들면 어떤 상황을 선택한 사람들이 티켓을 많이 구매했는지 분석할 수 있어 영화 제작사가 마케팅 자료로 삼을 수 있다.

어드벤처의 인터랙티브 비디오의 또 다른 이름은 ‘Choose your own adventure video’(스스로 선택하는 모험 비디오)다. 인터넷이 사용자와 상호작용(interactive)을 하며 그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처럼 비디오에 그 특성을 접목시켰다. 어드벤처 창업이자인 데본 해리스 CEO는 앞으로 5년에서 10년 안에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보다가 휴대폰을 이용해 영화의 스토리를 직접 선택하고,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스토리로 영화가 진행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어드벤처의 비즈니스는 2006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랩송을 수상하는 등 실력파 음악 프로듀서인 해리스 CEO가 스스로 선택한 모험이기도 하다. 해리스 CEO는 ‘Riot in Paris’라는 밴드의 뮤직비디오를 인터랙티브 비디오 형식으로 만들었다. 이 뮤직비디오는 미디어의 큰 관심을 받았고, 인터랙티브 비디오 제작 기술을 문의하는 이들이 많았다. 해리스 CEO는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에서 비즈니스를 배우고, 엔지니어들과 인터랙티브 비디오 제작 기술을 함께 개발한 뒤 2012년 뉴욕 맨해튼에 어드벤처를 설립했다.

아직은 창업 초기 단계로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고객사들과의 파트너십을 쌓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장차 광고, 영화, 교육, 의료 등의 분야에서 인터랙티브 비디오가 각광 받는 시기가 곧 올 것이라고 해리스 CEO는 믿고 있다. 특히 영상 콘텐츠를 직접 제작·가공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유통·확산시키는 영상 유희 세대인 스크린에이저(Screen과 Teenager의 합성어)들이 시장의 핵심 소비자가 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주목된다고 해리스 CEO는 말했다.

음악가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해리스 CEO와 인터뷰를 갖고 젊은 사업가의 비즈니스 도전기와 인터랙티브 비디오의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 등을 들어봤다.


image
어드벤처의 인터랙티브 비디오 제작 프로그램 화면
▶어드벤처의 비즈니스를 소개해 달라.
=크게 3가지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우선 어드벤처의 홈페이지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광고 네트워크 등 어디에서든 인터랙티브 비디오 제작 소프트웨어를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시청자들의 인터랙티브 비디오 시청 행태 데이터베이스(DB)를 토대로 주로 마케팅 관점에서 다양한 분석(actionable analytics)을 서비스 한다. 끝으로 인터랙티브 비디오 등 콘텐츠의 개발과 제작, 또 해당 사업을 위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맞춤제작) 등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비디오를 더 설명해 준다면
=사용자가 드래그 앤 드롭(drag & drop) 방식을 통해 비디오를 올리고 인터랙티브 비디오를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드래그하면서 각 영상들을 자신이 원하는 순서와 구성대로 배열한다. 애니메이션이나 그래픽도 넣을 수 있고, 크기 조절 등 세세한 수정과 편집을 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만든 인터랙티브 비디오는 모바일, SNS, 케이블 TV, 광고 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 등 거의 모든 곳에서 재생과 공유가 가능하다.

▶인터랙티브 비디오는 어떤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가.
=우리는 교육과 의료 분야에 주목하고 있으며 관련 기업이나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교육의 경우 예컨대 내 친구이기도 한 R&B 스타 존 레전드가 피아노 레슨을 해주는 인터랙티브 비디오가 있다. 그가 직접 자신의 노래를 피아노로 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시청자들도 마우스를 통해 건반을 클릭하며 반주를 익힐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현재 대형 의료용 영상 제작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데, 일례로 한 인터랙티브 비디오는 시청자가 자신의 아픈 부위나 증상을 선택하면 관련 진단과 처방 영상이 나온다. 시청자는 자신이 어떤 약을 먹어야 하는 지 알 수 있고, 궁극적으로 비디오를 통해 구매도 할 수 있다. 비디오는 우리 소프트웨어를 통해 의사들이 직접 만들기도 한다.



▶인터랙티브 비디오는 어떤 차별성을 갖는가.
=조사 결과 인터넷 상에서 전통적인 비디오보다 조회수가 13배 많았으며 시청 지속 시간도 2.8배 더 길었다. 비디오를 끝까지 보는 확률도 전통적 비디오보다 20% 더 높았다. 그리고 관찰 실험 결과 인터랙티브 비디오에 대한 몰입도가 훨씬 더 높다. 인터랙티브 비디오를 본 사람들이 내용을 더 잘 기억했다. 우리는 방금 본 제품을 기억하냐고 질문했다. 대화형 비디오를 본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이 기억했으며 피드백도 더 많았다.


▶어떤 계기로 창업했는가.
=음악 프로듀서였던 나는 3년 전 Riot in Paris라는 밴드를 통해 ‘choose your own adventure’ 콘셉트의 뮤직비디오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전통적 방식으로 제작한 리니어 버전의 뮤직비디오는 큰 관심을 얻지 못했지만 몇 주 동안 아이팟 나노로 촬영을 했던 인터랙티브 버전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당시 홍보 목적으로 일회성으로 만들었지만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다른 미디어 회사들에서 접촉이 왔다. 큰 미디어 회사들은 우리에게 ‘이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연락이 왔다.

그 순간 이런 확신을 가졌다. 인터넷은 인터랙티브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다. 검색, 이메일, 트위터의 타임라인,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등이 그렇지만 비디오는 아직 일방향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인터넷처럼 인터랙티브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다. 그래서 2012년 뉴욕에서 창업했으며 앞으로 영화, 광고, 소셜미디어, 인터넷 등 어디에서든 이용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비디오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창업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가.
=아무런 기술적인 배경지식도 없는, IT에 관한 지식도 별로 없는 음악 프로듀서인 나 혼자서 창업하다보니 사업 자금을 모으기가 힘들었다. 친구와 가족들로부터 약 8만 달러를 마련해 시작했다. 그리고 엔지니어들과 만나 기술을 개발했고,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했다. 2013년 중반기에 플랫폼을 만들었고, 말기에 처음 수입을 올렸다. 즉 첫 수입이 생긴 것은 창업 후 1년이 지나서였다.

▶사업의 주 수입원은 어떤 구조인가.
=우리는 직접 인터랙티브 비디오를 제작하지 않는다. 사용자 고객들이 만든다. 그들은 우리의 플랫폼을 사용하고 라이센싱 피를 지불한다. 광고의 경우 CPM(노출 횟수 당 과금, Cost Per Millennium)을 매겨 받는다. 이 두 가지가 우리 수입원이다. 라이센싱 피는 다양하다. 규모에 따라 다른데, 무료 프로젝트도 있고, 1만 달러 짜리도 있다. 기간상으로는 평균 한 달에 1000달러에서 5000달러 정도다.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비디오는 피가 높다.

우리 서비스는 5년 안에 보편화될 것으로 본다. 시청자들이 비디오를 보면서 다양한 선택을 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 될 것이다. 이 플랫폼은 무료 제공을 고려 중이다. 우리가 진짜 수익으로 생각하는 것은 분석 서비스다. 가치 있는 것은 시청자들의 선택 행동이다. 이를 통해 종합적인 DB를 얻을 수 있다. 개인의 모든 선택은 강력한 DB가 되고, 궁극적으로 시장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고객사는 주로 어떤 곳들인가.
=주로 신생기업들과 일해 왔다. 그것은 더욱 도전적이었기 때문에 흥미롭다. 케이블 네트워크, 리테일러, 광고회사 등이 주로 많고, 현재는 콘텐츠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보건, 의료, 지식, 요리 사이트 등과도 협업했다.

우리는 창의성, 신뢰성, 릴레이션쉽을 통해 시장에서 이점을 갖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고객들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기술적인 관점에서 우리 플랫폼은 어떤 플랫폼보다 훨씬 쉽고 감각적이고, 독창성이 있다. 우리 비디오를 트위터에서 보여줬을 때 우리가 그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였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인터랙티브 비디오가 어디서든 재생되도록 할 것이다. 나아가 IP TV와의 통합을 기대한다. 향후 5년이나 10년 이내에 당신이 영화를 보면서 괴물로부터 어디로 도망가고 싶은지 리모컨으로 선택할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위한 플랫폼이 되고 싶다.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분야에서도 강력한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당신이 인터랙티브를 말할 때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이 어드벤처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