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키플랫폼 뉴스레터] 美 랜메이틱스 해밀턴 CEO 인터뷰 "비용효율로 재생가능 산업 성장 일조"

조철희 기자, 한지형 인턴기자 | 2014.07.24 10:59

image
이제 기업들이 친환경 등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가치를 제품과 서비스에 담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것이기보다 소비자들을 붙잡으려는 비즈니스 행위에 가깝게 되고 있다. 오히려 요즘에는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하루 수억 병씩 콜라를 파는 코카콜라는 지난 2011년 친환경적 페트 용기인 플랜트보틀(PlantBottle)을 출시했다. 페트 용기는 제조 원료를 주로 석유에서 추출하지만 플랜트보틀은 30% 정도를 식물성 소재에서 추출해 만들었다. 또 100% 재생 및 재활용이 가능하다. 2011년 한해만 해도 플랜트보틀 출시로 인해 16만 배럴의 석유를 덜 쓴 효과를 거뒀다.

여기서 중요한 관건 중 하나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식물성 소재에서 페트 용기의 제조 원료를 추출할 수 있는지다. 최근 이같은 추출 기술에서 혁신적 성과를 거둬 관련 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본사를 둔 랜메이틱스(Renmatix)다.

랜메이틱스는 비식용 바이오매스(Biomass·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식물과 미생물)에서 산업용 당인 셀룰로스(섬유소) 당을 비용효율적으로 생산하는 플랜트로즈(Plantrose™) 공정 기술로 바이오 화학물질 시장에서 혁신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셀룰로스 당은 재생가능한 화학물질을 만드는 주원료다.

랜메이틱스는 해당 시장에서 중개인 역할을 맡는다. 기술 라이센스를 통해 생물자원을 가진 기업과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기업을 연결한다. 글로벌 화학기업인 바스프(BASF)와 미국 폐기물 관리 회사 웨이스트매니지먼트(Waste Management)에 기술을 빌려주고 협력하면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랜메이틱스의 플랜트로즈 공정은 옥수수나 사탕수수 같은 식용 바이오매스가 아닌 나무, 농업부산물, 짚 등의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사용해 식용 바이오 자원 활용에 따른 저개발국가의 식량난 문제에서 자유롭다.

또 기존까지는 셀룰로스 당을 만드는데 값비싼 화학 물질과 효소가 필요했으나 플랜트로즈 공정은 고온과 고압에서 ‘초임계수’(supercritical water)를 이용해 나무, 농업 부산물, 짚 등에서 셀룰로스 당을 분해하기 때문에 오로지 물만 필요하다. 그래서 매우 비용효율적이다.

이같이 생산된 셀룰로스 당은 페인트, 기저귀, 세탁 세제, 병, 기타 플라스틱 포장재와 같은 일상생활 제품을 만드는 바이오 원료가 된다. 랜메이틱스는 하루 3톤 가량의 바이오매스를 당으로 분해하고 있다. 이처럼 랜메이틱스가 만드는 싸고 풍부한 셀룰로오스 당이 화학물질 제조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 랜메이틱스 본사에서 마이크 해밀턴 CEO(위 사진)와 인터뷰를 통해 랜메이틱스의 혁신 스토리를 들어봤다.


image
랜메이틱스가 활용하는 비식용 바이오매스의 사진이 본사 현관에 전시돼 있다
l“그동안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 비즈니스의 기업들은 훌륭한 가치를 추구하는 데 비해 시장 경쟁 상황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랜메이틱스는 비용효율성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시장 경쟁력을 갖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우리는 언제나 시장의 환경을 고민하고 있다. 나는 그것이 우리 접근법의 큰 차별성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은 매우 훌륭하지만 결국 경제적 수요에 의해서 필요성이 제기된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생산하는 화학물질들이 시장에서 비용효율적인 대안이 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만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화학물질로 만든 기저귀나 플라스틱병이 아무리 친환경적이라고 해도 석유에서 추출하는 원료로 만든 제품들보다 소비자들이 더 비싸게 사게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우리 방식이 비용 면에서 더 경쟁력을 갖기를 원한다. 우리의 플랜트로즈 공정은 비용효율적이다. 우리는 어떠한 추가 비용 없이 물만을 이용해 바이오매스를 분해해 산업용 당을 추출한다.”


l그렇게 비용효율적으로 생산한 원료를 파는 것이 아니라, 원료 생산의 기술을 라인센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매우 특이하다.
사실 우리는 셀룰로즈 당 생산 시설을 만들려고 했지만 고민 끝에 기술 라이센스 모델을 채택했다. 파트너 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는 기술을 라이센스 해주는 것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즉 우리가 물질을 만들 필요 없이 우리의 기술로 그들이 제조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주는 것이다.

우리는 중매인이다. 어떤 기업은 화학물질을 만들어야 하고, 어떤 기업들은 그 화학물질의 원료가 되는 생물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서로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들을 잘 알고 있어 중매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지적재산권(IP)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IP를 지키고 사업화하기 위한 노하우에 대한 방대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l결국 유연하고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어떤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가.
“바스프는 랜메이틱스에 투자도 하고, 우리가 성장하고 명성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준 지원군이다. 웨이스트매니지먼트도 우리 회사를 지원하고 도와준 큰 투자자다. 우리가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그들은 우리의 비전에 매료되었고 우리가 성장하도록 도와줬다. 물론 역경은 있었지만 이들 덕분에 성공으로의 여정을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

UPM은 또 다른 파트너 기업으로 공공 종이 삼림 기업이다. 우리의 기술을 통해 그들의 목재와 삼림 자원을 가지고 셀룰로스 당을 만든다. 또 코카콜라의 페트병과 포장을 제공하는 바이렌트와도 협력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물 기반 화학물질을 갖기 원하는 모든 기업들이 우리의 협력 타깃이다.”


image
랜메이틱스 연구실 모습
l한국 등 아시아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은 없는가.
“아시아는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한국, 대만, 중국, 일본 등의 동아시아에서도 수요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몇몇 아시아 국가들과는 대화 중에 있는 상태다. 한국 등 아시아에서 석유 추출 물질 이외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석유 수입의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무언가를 바꾸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이들, 그리고 혁신가들은 서로를 찾게 돼 있다. 전 세계에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것을 찾아 제안하고 싶어한다. 우리는 그들과 일하고 싶고, 돕고 싶다. 우린 그 기업들을 도울 수 있다고 믿는 기술을 제공할 것이다.”


l바이오매스뿐만 아니라 쓰레기에서도 셀룰로즈 당을 추출하고 있는데
“우리는 각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고형폐기물 같은 다른 유형의 자원도 주목하고 있다. 쓰레기에도 셀룰로스 물질이 있다. 우리의 파트너인 웨이스트매니지먼트는 미국의 고형폐기물 관리 회사다. 우리는 그 쓰레기 중 일부를 전용할 시설을 갖추고, 셀룰로스 물질을 찾아 당을 추출하는 플랫폼을 통해 화학물질을 생산하고자 한다.”


l고도의 기술회사로서 어떻게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하고 있는가.
“듀퐁, 다우케미컬, 롬앤하스 등에서 일한 거물급 화학자들을 데려왔다. 화학계 최고의 인재들을 찾는 데 노력했다. 우리 회사에는 매우 강력한 지지자와 투자자들이 있기에 그들이 오는 것이 가능했다.

우리만의 강점은 우선 숙련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그들은 시장을 이해하고 있다. 중요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매우 기업가적이다. 또한 매우 열정적이다. 열정적이고 숙련된 사람들이 모인 것은 우리의 성공의 매우 중대한 요소다.”


l친환경 등 지속가능성의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랜메이틱스가 탄생할 수 있었고, 또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코카콜라는 100% 재생가능한 페트병을 만들기를 원하고, P&G는 친환경적이고, 재생가능한 기저귀를 만들기를 원한다. 이미 기차는 역을 떠났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해당 가치사슬 상에 있는 공급자들은 그같은 요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전통적인 가치사슬도 바뀌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술은 이제 산업의 필수요소가 됐다. 이 지속가능성의 제품 생산과 서비스를 더욱 지속가능한 기반에서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 랜메이틱스의 역할이라고 본다.”


l지금까지는 혁신성으로 주목받았는데 앞으로의 비즈니스 환경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바이오리파이너리(바이오매스 전환 기술과 바이오매스로부터 연료, 에너지,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장치를 합한 시설)들이 화학물질을 만들기 위해 우리의 플랜트로즈 공정을 사용할 것이라고 본다. 미래에도 정유공장들이 있긴 하겠지만 더 많은 새로운 바이오리파이너리들이 생길 것이다. 그래서 전통적인 정유 방식과 우리와 같은 방식을 추구하는 공장들이 균형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정유공장의 비용효율적인 대안으로서 바이오리파이너리의 성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몹시 흥분된다.


l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
“재생가능한 화학물질과 연료에 대한 산업의 요구가 자리 잡고 있는 새로운 산업의 초기 상태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10년 후에는 재생가능한 연료가 석유 연료의 대안으로서 공존할 것이다. 우리는 재생가능성의 부분을 발전시키고 개척하고 있다. 우리의 기술이 경제적으로 경쟁력 있고 산업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

초기 상태의 이 산업이 경제적으로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에 우리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가격을 낮춰야 재생가능 산업을 더 경쟁력 있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것과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이익이 자랑스럽다. 계속해서 우리와 같은 것을 좇는 이들과 만나 성공을 이룰 것이다. 그것은 사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