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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글로벌 컨퍼런스 '2013 키플랫폼' 강연자 타라 하이어벳 트렌드워칭닷컴 아태 대표

하세린 | 2013.06.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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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2013 키플랫폼'(K.E.Y. PLATFORM 2013)에서 강연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는 타라 하이어벳 트렌드워칭닷컴(trendwatching.com) 아시아태평양 대표의 모습.

"인구 13억명이 넘는 중국 시장은 고객층을 아무리 세분화해도 100만명 단위이다. 기업들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규모다. 90%의 고객층을 타깃으로 만들어 2%만 소비하는 제품보다는 2%를 타깃으로 만들어 이들의 90%가 소비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머니투데이가 창사 14주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신개념 글로벌 컨퍼런스 '2013 키플랫폼'(K.E.Y. PLATFORM 2013)의 '마케팅' 분야 세션에서 강연한 타라 하이어벳 트렌드워칭닷컴(trendwatching.com) 아시아태평양 대표가 강연 직후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아무리 작은 '틈새시장'(니치마켓)이라도 시장 전체 규모가 크면 충분히 수익이 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이어벳 대표가 이어서 던진 조언은 새롭게 나타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재빨리 포착해서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하라는 것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싱가포르에 사는 청소년들의 20%는 '소셜 미디어 피로증'을 느낀다고 한다. 자신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에 친구가 '좋아요'를 누르면 답글을 달아야 할 것 같고, 트윗에는 즉각 리트윗을 해야 할 것만 같은 거죠. 이쯤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취미가 아닌 일이 돼버리고 만다. '이들을 위한 마케팅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하이어벳 대표는 이런 아이디어에 착안한 것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한 킷캣(KitKat)의 '무선 인터넷 금지구역' 캠페인이라고 소개했다. 초코바 킷캣을 판매하는 네슬레는 도시 곳곳에 둥근 빨간 벤치를 세워 놓고 반경 5m 안에선 그 어떤 전파도 잡을 수 없게 했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쉬었다 가자, 킷캣'의 광고 카피와도 딱 맞아 떨어지는 전략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킷캣 벤치에 앉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책을 읽거나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눴다. 직접적인 수익을 가져다주진 않아도 전반적인 브랜드 마케팅 차원에선 성공적이었다.

그는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귀차니즘'에 빠진 사람들이 매뉴얼없이 알아서 작동하는 스마트기기를 구입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소비 트렌드로 봤다. 손목에 차고 다니기만 하면 운동량을 측정해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나이키(Nike)의 '퓨얼밴드'(Fuel Band), 사람들이 집에 들어오는 시간 등 생활패턴을 기억해 스스로 온도 조절을 해주는 온도조절장치인 '네스트'(Nest)가 이와 같은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이다.

소비 트렌드는 한번 바뀌기 시작하면 빠르게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각종 유기농 상품과 '슬로우 푸드'(slow food)도 처음에는 트렌드에 재빨리 반응하는 소수의 전유물이었지만, 지금은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지 않은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확대됐다.

하이어벳 대표는 "물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언제나 온라인에 접속해있고, 또 그러길 원한다는 점에서 킷캣의 '무선 인터넷 금지 구역' 캠페인은 다소 극단적 예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사람들이 소비하는 방식이 조금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