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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글로벌 컨퍼런스 '2013 키플랫폼' 강연자, 천지엔펑(陳劍峰) 허쉰왕 COO 인터뷰

성세희 | 2013.06.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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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엔펑 중국 허쉰왕 부사장
"인터넷의 정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기습적인 반문에 말문이 막혔다. 18일 머니투데이 글로벌 컨퍼런스 '2013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열린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중국 분야 세션 강연자로 나선 중국 최대 경제금융포털 허쉰왕(和訊網) 천지엔펑(陳劍峰) 부사장(최고운영책임자, COO)은 강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되물었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로 향후 중국 인터넷 산업이 발전에 제약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서였다.

천 부사장은 스스로 답했다. "인터넷은 미국이 1960년대 전쟁에 대비해 통신선이 완전히 끊어지는 걸 막으려고 여러 곳에 통신선을 분산시켜 구축한 데서 비롯됐다. 한쪽이 끊어지거나 막혀도 그물처럼 여러 곳에서 연결돼 정보를 전달한다. 인터넷은 본질적으로 막거나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중국 내 인터넷 산업은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발전했다. 중국의 인터넷 보급률과 이용자수는 해마다 늘고 앞으로도 더 성장할 것이다."

그는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외국에 진출하지 않는 이유로 '언어'보다는 '문화'를 꼽았다. 구글 등 외국의 대형 인터넷 기업이 중국에서 맥을 못추는 원인과도 같다고 했다.

"구글과 같은 외국 사이트들이 중국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정부가 이들을 가로막아서가 아니다. 인터넷이용자들에겐 중국인을 이해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중국 국내 포털사이트가 더 친숙하다. 외국인 무리에 껴서 그들이 박장대소할 때 내가 웃을 수 없는 것은 알아듣지 못해서가 아니라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구글 뿐 아니라 중국으로 진출했지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많은 외국 사이트는 '중국의 문화'라는 장벽에 가로막힌 것이다."

언어보다는 문화가 더 큰 장벽이라는 뜻이다. 중국에 진출했거나 중국 진출을 추진 중인 국내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천 부사장은 중국 인터넷 업계의 거물이지만 대학 졸업 직후에는 도서관 사서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대학에서 중국 역사를 전공하고 처음 시작한 사서 일이 "젊은이가 하기엔 지나치게 지루했다"는 천 부사장은 스스로를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원래 새로운 걸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았다. 사서 자리를 박차고 나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배우면서 비로소 즐거움을 찾았다. 1990년대 초부터 인터넷을 접하면서 흥미롭다고 느꼈다. 결국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분야인 인터넷 산업에 뛰어들게 됐다"

천 부사장은 중국 최고 포털사이트 소후닷컴(www.sohu.com)과 중국 이메일 전문계정 왕이(www.126.com) 등을 거쳐 지금의 허쉰왕에 합류했다. 그는 "자신이 소후(搜狐)란 이름을 지었다"고 귀띔했다.

천 부사장은 인터넷이 중국의 미래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2005년 8.5%였던 중국 내 인터넷 보급률은 지난해 42.1%로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허쉰왕은 이처럼 급증하는 중국 인터넷 이용자를 지속적으로 끌어들이려고 새로운 고객을 겨냥한 정보를 생성한다.

허쉰왕은 여러 증권사와 신문사에서 생산한 주식, 펀드 투자 등 금융 관련 정보를 회원에게 제공한다. 이 곳 회원 평균 소득은 전체 중국인 평균 소득의 네 배가 넘는다. 허쉰왕이 겨냥한 고객층은 중국 내에서도 중상류층 이상이다.

"중국은 빈부격차가 심하고 내부에 많은 모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예전과 비교해보면 지금의 생활수준이 훨씬 높다. 1960년대와는 다른 것이 적어도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시간이 흐를수록 천천히 조금씩 좋아질 것이다."

천 부사장은 중국의 성장을 "길게 내다봐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국제화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진행해야한다"고도 했다.

요즘 그가 주목한 분야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중국 내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2007년 5040만명에서 지난해 4억1997만명으로 5년 간 약 8배로 늘었다.

천 부사장은 중국 내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스마트폰 무선인터넷 시장을 주목했다. "중국 인터넷 사업을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은 단연 '인구'다.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많은 인구가 모두 고객이 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 무선인터넷 시장은 새로운 중국 시장을 열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