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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미래를 본다 '키플랫폼']"기술과 인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

신희은 | 2013.06.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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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우리가 물려받은 환경을 혁신시켜 다음 개척지를 찾아야 할 때다
"정보기술 다음은 인식기술이 발전할 것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다가올 앞날을 예측하는 '밀레니엄프로젝트(Millenium Project)'의 수장 제롬 글렌(Jerome C. Glenn) 회장(사진)의 메시지다. 인식기술이란 인간의 얼굴이나 지문, 음성 등 생체를 인식하는 기술로 정보기술과 접목해 다양한 영역에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말한다.

글렌 회장은 지난 18일부터 19일 이틀간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창사 14주년 기념 글로벌 컨퍼런스 '2013 키플랫폼'에서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그리며 강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40여 년간 미래연구에 전념해 온 석학의 상상력은 참석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글렌 회장은 나노섬유질로 만든 스마트의류를 착용하면 항공사에서 탑승객이 항공기에 오르기 전에 미리 혈압을 측정해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도 신체기능을 측정해 질병 여부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글렌 회장은 "우리는 기술과 인간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에 살게 될 것이며 바로 여기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이 분야에서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도 어마어마하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창조경제'도 여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게 글렌 회장의 조언이다.

행사 둘째 날인 19일에는 마케팅, 에너지, 기술 3가지 세션이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특히 '마케팅-프론티어 마켓, 소비자 그리고 마케팅 전략' 세션에서는 다양한 업종의 마케팅 전문가들이 참여해 강연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가 마련됐다.

디지털 마케팅 분야 최고 권위자인 릭 드래곤(Ric Dragon) 드래곤서치(Dragon Search) 대표는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레드불(Red Bull)'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드래곤 대표는 "레드불은 제품에 대한 홍보를 직접적으로 하기 보단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을 소개하는 등 소비자에게 친구처럼 다가서는 방식을 택해 호응을 끌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 로고를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한 보그단 지나(Bogdan Geana) 리핀컷(Lippincott) 수석 디자이너는 "최고의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선 소비자를 파악하고 그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강연이 끝나자마자 앞 다퉈 "마케팅에 많은 예산을 쏟아 부을 수 없는 작은 규모의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브랜드에 부정적인 의견을 집단적으로 표출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등을 질문했다. 강연자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열성적으로 답변에 임했다.

에너지 세션에선 올 여름 최대의 관심사인 '전력난'과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화두가 됐다. 제임스 스위니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는 "전기요금만 현실화시켜도 여름 정전사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저렴한 전기요금이 전력난을 부추겼다"고 직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순환정전 같은 대책은 위험하다"며 전국민이 참여하는 에너지 절약 문화를 정착시킬 필요성을 제시했다.

'클라우드 빅데이터가 가져올 혁신'을 주제로 진행된 기술 세션에선 '빅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갈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컨퍼런스 현장에는 첫날 800여명, 둘째 날 400여명의 참석자들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며 강연을 경청했고 인상 깊은 강연 내용을 스마트폰이나 태플릿PC로 남기는 데 여념이 없었다. 참석자들은 "업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포인트를 많이 얻어간다", "기대보다 더 참신하고 재미도 있었다", "지루하지 않은 강연이라 또 참석하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차별화된 주제와 알찬 내용에 AP, AFP를 포함한 전세계 400여곳의 외신들도 이번 행사를 인용 보도했다.